오늘도 달리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했다. 체력증진이고 나발이고 너무 가기 싫었다. 그래도 건강한 습관을 만들려면
억지로라도 가야겠지 생각하며 집을 나섰다. 일단 가면 뭐라도 하겠지.
지난번에 달리다가 문득 했던 생각이 '왠지 내가 너무 빨리 달리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어찌어찌 속도를 오르락내리락해 가면서 목표 거리를 채웠지만 좀 더 나에게 맞는 속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많이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사실 뭐가 빠르고 느린지도 잘 몰랐기에 항상 러닝머신 기준 9 ~ 9.5의 속도로 달렸지만 오늘은 내가 편하게 뛸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보통 속도 9에 맞춰놓고 달렸으니 오늘은 일단 7 정도로 시작해 보았다. 조금 달려보니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고 속도를 8까지 올리니 조금 편하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첫 1km 페이스는 5'59"였고 중간에 속도를 바꿨으니 정확한 페이스를 알고 싶어서 계속 8에 맞춰서 달려보았다. 다음 1km 페이스는 5'42".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뭔가 너무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다는 것이 느껴졌고 계속 이 속도로 달려보기로 했다. 그 결과 오늘은 무려 6km를 넘게 달렸고 심지어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오늘 결과를 보니 자기에게 맞는 페이스가 있다는 말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내 적정속도를 모르니 여태껏 계속 난오버 페이스로 달린 거였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 기준으로 속도 8 정도라면 좀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고 다음번에도 이 속도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봐야겠다. 이렇게 거리를 늘려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더 장거리도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